스테이션7

지난해 11월 22일, 영화 <스테이션 7> 시사회가 대전 둔산 롯데시네마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한국천문연구원, IBS, 영화사 진진과 대덕넷이 공동으로 주최한 ‘상상력포럼D:드림데이트’의 일환으로,
특히 올해 3월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 이슈와 맞물리면서
관련 실제 사례를 주제로 한 <스테이션 7>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참석한 과학자에게 쏟아진 관객들의 질문은 우주를 향한 ‘로망’을 짐작케 했다는 후문이다.

시놉시스

1957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다. 이를 시작으로 미국과 소련은 본격적인
우주 경쟁(Space Race) 시대에 돌입한다. 우주 개발을 놓고 두 국가 간 첨예한 경쟁이 시작된 것.
이는 두 국가 모두에게 천문우주 분야의 급속 성장을 견인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러시아우주비행사 레오노프

‘최초’의 우주인 ‘가가린’, 여성 유영자 ‘스베틀라나’를 배출한 러시아. 이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시퀀스 1
<스테이션 7> 배경 Story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온 세계는 환호했다. 하지만 미국과 치열하게 우주 개발 다툼을 벌이던 소련에게는 뼈아픈 순간이었다. 소련은 대신 또 다른 인류 최초의 역사에 집중한다. 스페이스 스테이션, 바로 우주정거장 건설이다. 원하던 바대로 소련은 1971년 인류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Salyute)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어로 ‘축포’라는 뜻의 이 우주정거장은 모두 7기가 잇따라 우주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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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쟁이 고조되던 중 소련의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가 정상궤도를 이탈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다. 이대로라면 석 달 후 지구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게 20톤의 우주정거장이라면 어느 곳에 떨어지든 대형 참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퀀스 2
잠깐! 우주정거장 일문일답

본격적인 영화 관람에 앞서, 30분간의 ‘과학해설’은 이날 행사의 또 다른 백미였다. 스크린 앞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의자에는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과 전은주 IBS 지하실험연구단 연구위원이 자리를 잡았다. 이들에게 쏟아지는 관객들의 끝없는 질문과 호기심은 별과 우주가 왜 인류의 ‘영원한 로망’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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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Q1

우주정거장이 떨어진다면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있나요?

A1

우주의 모든 인공물체는 결국 추락합니다. 하지만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대부분 불에 타 사라지지요. 물론 우주정거장 같은 거대한 물체라면 조금 사정이 달라집니다. 영화 속에서도 살류트 7호를 수리하지 못할 경우, 가능한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에 빠뜨리라는 임무가 주어져요. 추락위치를 오래 전에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90분 전 정도부터는 대략적인 추락 위험지역을 알 수 있게 됩니다.

Q?2
Q2

수동도킹이 그렇게 어려운가요?

A2

우주정거장은 가만히 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빠른 속도로 하루에 지구 주위를 16바퀴 정도 돕니다. 300~400㎞ 상공의 우주물체들은 보통 초속 8㎞ 정도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가는데요. 이는 곧 우주에서는 아주 작은 쇠구슬 하나도 달리는 트럭 정도의 충돌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우주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도 작은 초소형우주물체는 방어할 수 있지만 더 큰 위성파편이나 우주잔해물이 일정 거리 이상 근접할 가능성이 있으면 이를 피해 회피기동을 하게 되지요.

Q?3
Q3

조그만 파편이 거대한 우주정거장까지 파괴할 수 있다고요?

A3

영화에서 수동도킹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런 속도와 충돌 위험 때문입니다. 살류트 7호의 자동도킹시스템이 작동불능 상태였던 데다가 빠르게 회전하고 있어 수동도킹은 매우 어려운 임무였습니다. 자칫 조금이라도 실수해 정확히 도킹이 되지 않으면 양쪽 모두 큰 위험에 처하게 되지요.

Q?4
Q4

실제로 우주정거장이나 비행선에서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A4

두 주인공이 살류트 7호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심한 화상과 감기를 앓게 되는데요.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는 여러 가지 사고에 대비해 아주 다양한 대처매뉴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선의 화재는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아 불이 사방팔방으로 번지기 때문에 아주 위험합니다. 이런 때는 먼저 환기시스템을 정지하고 해당 모듈을 폐쇄한 뒤 화재를 진압해야 합니다. 또 우주에서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으니 우주인들은 미리 40시간의 의료훈련을 받고 재세동기, 초음파진단기 같은 의료기기 작동법을 공부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지구에서 충분한 건강검진으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에 우주선에 탑승하게 되고요. 다행히 아직까지 심각한 의료 문제로 우주인이 귀환한 사례는 없습니다.

#시퀀스 3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 마침내 시작

두 과학자의 친절한 해설은 곧 시작될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조중현 센터장은 “실화를 바탕으로 매우 사실적으로 우주가 재현되고 있어 흥미로웠다”면서 “과학자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더욱 초롱초롱해진 관객들의 눈빛 속에 마침내 상영관의 불이 꺼지고, 가슴 저 밑바닥을 울리는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눈앞에 검푸른 우주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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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했던 1985년 냉전 시대, 소련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가 궤도를 이탈한다. 이런 사실을 알아챈 서방의 언론은 제어할 수 없는 우주정거장이 지구로 추락해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소련은 고장 난 우주정거장이 적성국인 미국의 손에 들어가 공들여 쌓은 우주기술이 송두리째 넘어갈 수도 있다는 만일의 사태에 더 큰 공포를 느낀다.

소련은 노련하지만 제멋대로인 우주비행사 블라디미르와 책임감 강한 엔지니어 빅토르를 소유즈 T-13호에 태워 우주로 급파, 살류트 7호에 도킹을 시도한다. 그때까지 통제 불능 상태에서 빙글빙글 빠르게 회전하는 우주정거장에 수동으로 도킹한 사례는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수동 도킹에 성공한다 해도 고장의 원인을 찾아 수리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불가능에 가깝다. 우주비행사의 생명보다 냉전논리를 더 우선시하는 정부, 그 사이에서 고뇌하는 동료 과학자 간의 갈등 속에 두 우주비행사는 목숨을 건 임무수행에 나선다.

#엔딩 크레디트
실재했던 그들의 희생과 헌신

컴퓨터 그래픽의 한계를 넘기 위해 격납고에 실제 크기 우주정거장 세트를 만들고 무중력 공간을 연출한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119분의 러닝타임이 모두 흐른 뒤,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펼쳐진다. 두 영웅의 낡은 사진과 빛바랜 영상기록들을 보며 손에 땀을 쥐게 한 영화의 장면들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든 허구가 아니라 실재했던 사실임을 새삼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도 우주를 향한 도전을 멈출 수 없었던 전 세계의 우주인과 과학자, 그리고 엔지니어들.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함께보면 재미 UP! 함께보면 재미 UP!
히든 피겨스 (2016, 127분, 데오도르 멜피)

<스테이션 7>과 같은 우주 경쟁 시기, 이번에는 미국 NASA가 주인공이다.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 NASA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를 꿈 꾸는 메리 잭슨. 이들의 시선으로 색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폴로 13 (1995, 140분, 론 하워드)

1970년 전미국인을 떨게 한 아폴로 13호의 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지구에서 20만 마일 이상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의 사고로 짐 러벨을 비롯한 3명의 우주비행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 지상에서, 우주에서 4일간의 사투를 몰입도 높게 그려냈다는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