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SI인의 직업병 이야기 KASI인의 직업병 이야기

소위 '직업병'이라 일컫는 각종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 생긴 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넵 병’, ‘폴더 정리병’ 등 소소한 사례부터
손목터널 증후군, 경추 디스크와 같이 꽤 무거운 사례까지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이는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천문학자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
직업병마저도 특별할 것 같은 KASI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밤하늘에 저건 뭐지? 하늘을 걷다!

저는 1년에 한 달 넘게 소행성 관측을 하고 또 촬영한 영상에서 움직이는 천체들을 찾다 보니, 습관적으로 밤하늘을 보면서 움직이는 애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대부분 비행기나 인공위성이 되겠지만 운이 좋으면 별똥별도 종종 보곤 하지요.
예전에 한 번은 밤하늘 보며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다칠 뻔한 적도 있네요.^^;

여러분에게 천문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저는 이제 우리 연구원에서 넘버 쓰리(3)인 노털이 되어버렸으나 몸과 마음은 아직 젊다고 믿습니다. 특별한 천문현상이나 흥미로운 천문 이야기를 자주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합니다. 천문상식과 콘텐츠를 전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은 제게는 의미 깊습니다. 그동안 많은 강연과 페이스북을 통한 대중과의 만남으로 우주와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를 흥미롭게 풀어쓴 책을 마무리 작업 중에 있습니다.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이렇게 기획된 3권의 책 중 1권을 출간하는 일입니다. 저의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과 공감을 얻는 꿈을 꾸어 봅니다. ^^

특기는 틀린 그림 찾기 혹은 다른 그림 찾기

특기는 틀린 그림 찾기 혹은 다른 그림 찾기! 은하의 광학 이미지와 스펙트럼을 들여다본 지 어언 십여 년…. 시각적인 미묘한 차이를 잘 감지하는 매의 눈?!(trained-eye)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봤을 때는 쓸데없이 꼼꼼하고 피곤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지요.
관측을 위해 칠레 출장을 종종 갑니다. 출장 짐을 싸려면, 일단 백팩에 넣어가지고 갈 물건들부터 챙겨보는데요. 노트북 컴퓨터, 중요한 서류들, 읽을 논문들, 얇고 따뜻한 패딩, 갈아입을 옷과 세면도구(관측소까지 가는 이틀간의 여정에 대비), 한국·미국·칠레에서 사용할 각종 전기 어댑터, 우산,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그리고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책 한 권(원래는 카메라도 들고 갔으나 몇 년 전부터 포기 ㅜㅜ). 이 짐들을 짊어지고 비행기만 왕복 4일간 타며 출장을 마치고 나면 정말로 병이 납니다. 허허허.

분명한 것을 좋아하고 애매한 것을 자중하는 과학자의 사고방식

직업병인지 성향인지 헷갈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외우는 것을 극히 싫어하고 이해가 안 되면 잘 외우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외국어에 서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핑계?!) 둘째, 분명한 것을 좋아하고 애매한 것을 싫어합니다.
과학자로서는 자연 세계의 핵심과 본질을 탐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는 모든 것이 보기에 달렸으니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신은 내 편이다”라는 종교를 믿고 있고,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가지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주문을 외며 살고 있습니다. 인생설계도에 따라 삽니다.

지구를 위협하는 물체가 있나 눈 부릅뜨고 수시 관찰

한국천문연구원 세종홀 3층 우주물체감시실 외벽에 자연·인공우주물체 접근 및 추락 정보 실시간 상황판을 설치했습니다.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 꼭 위험한 애들이 없나 들여다보고 가게 됩니다. 별일 없으면 조금 심심해지는 단점이 있죠. ^^